Lot. 009 Development
누가 뭐래도 데님부터,
데밀은 빈티지 밀리터리, 아웃도어, 워크웨어 아카이브를 연구하여 현시대의 생활에 맞게 변형 (비무장화)하는 브랜드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것은 세 디렉터 모두가 사랑하고,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데님인 만큼, 우리의 첫 제품은 꼭 데님으로 하고자했습니다.
이 제품을 만들 때 가장 큰 화두는 “우리가 50년대 후반에 신제품을 출시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였습니다.
1950년대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기는 전에 없던 호황을 누리며, 각종 엔터테인먼트 산업, 셀러브리티 마케팅이 크게 부흥하기 시작합니다.
이 가운데 있었던 것이 바로 제임스 딘과 말론 브랜도의 데님이었으며 이때를 데님의 황금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희는 009에서 한 브랜드가 아닌 여러 브랜드의 동시대 빈티지 연구를 통해 그 당시 셀러브리티들이 입던 핏을 최대한 재현했습니다.
특히, 여타 대형 브랜드처럼 핏을 먼저 만들고 컨셉에 따라 한 시대를 연결시키지 않고, 실물을 통한 연구로 그 시대상을 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단순히 이 뿐만이 아닙니다.
50년대의 데님들은 바로 뒤이어지는 60년대의 데님들과 비교해 월등히 난이도가 높은 봉제지시를 사용합니다.
아직 폴리사가 나오지 않았던 50년대엔, 각종 힘이 받는 부위에 따라 실의 굵기를 바꿔가며 봉제를 했었으며,
데밀에서는 그런 봉제지시를 리바이스, 리 외에도 각종 스토어 브랜드들의 50년대 빈티지 아카이브 연구를 통해
정확하게 구현해보고자 했습니다.
아래는 당시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던 50년대 501ZXX에 대한 영상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우리의 첫 제품 39벌은 저희 세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었으며,
그 어려움을 통해 잡힌 작업지시서와 80살이 넘는 기계들의 세팅을 통해 나온 첫 생산품이 바로 009A와 009B입니다.
LOT.009A에 사용된 원단은 11oz의 경량감을 갖춘 사계절용 원단입니다.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일본 데님 밀의 사장님과 쿠라보데님, 사카모토데님의 사장님이 마음을 합쳐
미국 데님의 황금기인 50년대 콘밀 데님을 능가하는 원단을 만들어보고자 기획한 협업 데드스탁 원단입니다.
LOT.009B에 사용한 원단은 10oz의 코튼80% 리넨20% 혼방 데님입니다.
40~50년대 USN Navy Dungarees에서 흔히 보실 수 있는 느낌의 원단입니다.
한여름에도 입으실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리넨 혼방으로 인해 통풍이 잘 되면서도
어두운 색감으로 한층 톤을 잡아줍니다.
첫 착용 시에는 약간의 거칠함이 느껴질 수 있지만, 입으실수록 부드러워지는 제품입니다.
첫 생산이었던 만큼 여러모로 미련이 많이 남는 제품이었지만,
저희의 역량과 생산능력, 그리고 자신감을 키워준 소중한 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