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밀의 첫 스웻셔츠는 뭔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환편직 원단을 잘라서 봉제해야 하기 때문에 Cut & Sew로 불리기도 하는 스웻류 제품들은, 이제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은 모두 나와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 저희 멤버 모두의 눈에 드는 특별한 느낌의 빈티지 모티브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빈티지 스웻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주로 룹휠원단 자체의 촉감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룹휠 편직기가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것을 실현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단보다는 디테일에서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찾아보자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맞닥뜨린 제품이 바로 50~60년대 보트넥 스웻셔츠입니다.


챔피언 재팬이 변형해서 만든것을 빼면 아직 전세계 누구도 않았던 보트넥 디자인.
그 중에서도 챔피언의 보트넥 스웻셔츠는 타업체와는 다르게 리브로 된 어깨선이 그 특징입니다.
50년~60년대의 면으로 된 리브는 현대의 제품들보다 텐션이 적고 복원력이 낮아 입을수록 착용자의 몸에 맞춰 늘어나게 되며 점점 자연스러운 핏을 연출하게 됩니다.
데밀의 051에서는 현대의 립을 사용하면서도 챔피언 보트넥 특유의 어깨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유려한 선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습니다.


당시 보트넥 셔츠들은 보트넥 스웨터의 대용품으로 만들어진 만큼 목의 공간이 넓게 설계돼있습니다만, 051은 단품으로도 입을 수 있게끔 밸런스를 조정해보았습니다.
또한 절개디자인으로 돼있는 빈티지와는 다르게 허릿단에도 리브를 추가하여 보온성을 높임과 동시에 리브의 조임을 최소로 잡아 빈티지처럼 일자로 떨어지는 실루엣을 최대로 연출했습니다.

가슴의 프린팅은 데밀에서 보유한 빈티지 챔피언의 폰트와 컬리지 프린팅 구성에 데밀의 주소인 중구 139를 변형해 새겨넣어 보았습니다.
딱 맞게 단품으로 입으셔도 좋지만, 티셔츠 혹은 셔츠와 레이어링 했을 때 V존에서 레이어가 연출되는 라운드넥과는 다르게 넥라인의 양옆에서 레이어가 쌓이며 한층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