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x라인의 012가 되고픈, 032 Chino Trousers


치노팬츠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은 모두에게 있었지만, 저희 모두 정말 좋은 치노를 만들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데님을 전문으로 하시던 함동수 대표님처럼 치노 트라우져 맞춤 브랜드 Knilton을 운영하던 신희택 대표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치노 프로젝트는 더욱 신경을 썼습니다.


이번 032 치노의 경우 일명 “카키 치노”라는 말을 대중적으로 유행시켰다고 평가되는 60년대 미군 치노를 기반으로 만들자고 입이 모아졌습니다.

2차대전, 한국전, 베트남전을 겪으며 셀 수 없이 많이 지급된 카키색 면바지들은 60년대 미국 대학생들의 필수품이었으며, 여기 당시 대학생들의 우상이었던 스티브 맥퀸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패턴 제작에 앞서, 조금 더 많은 수량의 아카이브를 연구함과 동시에 유저 분들이 저희 Demilitarization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빈티지체험이벤트 를 기획했습니다.

이벤트를 진행한 덕분에 백여벌의 데드스탁과 유즈드 60년대 치노 트라우저들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며 데드스탁 한두벌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알게되었습니다.

60년대의 슬림 테이퍼드 실루엣


60년대의 치노 트라우저들은 기본적으로 40, 50년대에 비해 슬림한 실루엣인 것은 여러 자료와 데드스탁들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60년대에 착용을 했던 유즈드 개체들의 30% 이상에서 격한 수선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기장이 아닌 허리 사이즈, 흔히 말하는 통수선이 많았는데 누구에게도 설명하진 않았지만, 위 빈티지체험이벤트 공지글의 트라우저도 밑단을 5센치 이상 줄인 상태입니다.

이는 60년대 중후반에 리바이스 606을 위시로 여러 바지 업체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나왔던 스키니핏의 유행과도 비슷한 흐름으로 보입니다.


꼭 이 제품들을 통해서 확인하지 않아도, 당시의 우상이었던 스티브 맥퀸의 착용 사진들은 항상 와이드가 아닌 슬림핏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명한 이야기지만, 그도 영화에 나올때 혹은 평상시에 미군 지급 치노를 수선해서 입고 다녔다고 합니다. 


저희는 다른 제품들을 개발할때와 마찬가지로 60s US ARMY KHAKI TROUSERS의 핏을 그대로 복각하는게 아니라 여러 디테일들을 가져오고 60년대 자체의 무드를 녹이기로 했습니다.

미군 지급 제품의 디테일


이번 치노는 Reliant Label로 진행하게 되어,  몇차례 023 제작의 경험과 파트너 공장과의 유대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대한민국의 공장들에서 단순히 돈만 준다고 쉽게 구현할 수 없었던 60년대 미군 카키 트라우저의 여러가지 봉재 디테일들을 최대한 집어넣었습니다.


대량생산 체제로 넘어가기 직전인 60년대의 옷들은 깔끔한 마감이 그 기본입니다. 

그리고 군 지급품의 경우 생산에 있어 단가가 많이 드는 어려운 작업들도 MIL-SPEC에 맞춰 작업하기 때문에 일반 업체의 기성복들보다 다양한 디테일이 적용됩니다.


허리밴드의 마감, 사이드 슬랜트 포켓 안감 어태칭, 옷을 뒤집어놔도 깨끗할 정도의 백 립포켓 마무리, 

아래 위 모두 허리밴드에 끼워넣어 봉제한 벨트루프 등, 저희가 모든 봉제를 하지는 않아도 남들이 따라하기 힘든 여러가지 작업들을 적용했습니다.


공장 분들은 낮은 가격의 밪에 왜 이렇게 어려운 디테일들을 넣냐고 하셨지만, 

이런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최대한 당시 복식의 기본인 깔끔한 마감을 구현하고 

여러 디테일들을 살려 032를 착용하시는 분들이 정말 그 시대의 정취를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여담


제작의 피로감이 너무 커 다음 로트의 치노는 미군과는 상관이 없는 빈티지 딕키스, 닥커스, 랭글러 등의 대량생산 체제의 제품을 모델로 더욱 접근성 있는 가격으로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

만듦새는 언제나와 같이 스탠다드 그 이상을 겨냥하여 떨어짐이 없이 만들겠지만, 모델이 변경되는 만큼 위의 디테일들도 많이 순화될 예정입니다.


Reliant Products도 아뜰리에 라인만큼의 집념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제품들인 만큼 모쪼록 많은 관심과 피드백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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