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 Trouser to Jeans
이번 Lot.026 Hollywood Slims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개발한 032 치노 슬림핏의 원형에서 데님으로 수정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치노팬츠에서 수정된 패턴은, 리바이스를 아카이브의 기반으로 삼는 일반적인 데님과 다른 면 치노팬츠/워크팬츠 특유의 실루엣을 보여줍니다.
아래 착샷을 보시면, 옆이나 뒤에서 봤을 때 엉덩이 부분이 흔한 리바이스 기반 데님들의 착샷과는 달리 스르륵 떨어지는 듯한 슬랙스와 같은 모습을 가집니다.
이 실루엣은 빈티지 스토어계 데님들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데, 특히 Lee 계열 브랜드인 Lee, Can’t Bust Em 등에서 두드러집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처럼 절대 오버롤에서 상반신을 잘라서 나오게 된 실루엣이 아닙니다.
스토어 브랜드 디테일
그래서 이번 026에는 리벳팅과 코인포켓, 백포켓, 벨트루프, 허리봉제 등 대부분의 디테일을 리바이스가 아닌 스토어 브랜드들의 것들을 채용했습니다.
먼저 코인포켓, 더블 체인스티치 허리밴드, 라벨의 위치 등을 한번 확인해봅시다.
리벳, 지퍼와 코인포켓
60년대 대부분의 스토어계 데님들은 아래와 같이 코인포켓 리벳팅이 한쪽만 되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랭글러는 코인포켓을 숨김과 동시에 포켓의 리벳과 한번에 물려서 치기도 했는데, 이런 독특한 디테일과 퀄리티는 랭글러가 3대 데님 업체로 추앙받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사실, 탑버튼이 똑딱이 (스냅)버튼인 경우가 많은데 주로 워크웨어 데님과 덩가리에 많이 쓰였고, 저희는 캐쥬얼을 지향했기 때문에 그 디테일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지퍼는 60년대에도 신뢰를 갖고 있던 유니버셜 지퍼를 채용했습니다.
라벨 -택-의 위치 선정
리의 경우 60년대부터 가운데 있던 라벨이 사이드로 옮겨가는데, 이에서 착안해 가운데에는 데밀 라벨을, 사이드에는 콘밀 라벨을 부착했습니다.
후면부의 디테일들도 많은 곳에서 스토어 브랜드의 것들을 채용했습니다.
방패형 백포켓
오리엔탈 유나이티드에서 자주 채용하는 리의 방패형 백포켓을 채용했습니다.
곡선을 유려하게 봉재하는 것은 핸드메이드에서 아주 힘든 작업입니다.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은 불균일함을 내포하고 있는데, 빈티지에서는 이 불규칙성이 각광받지만 이해도가 낮은 분들께는 클레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뜰리에 라인에서는 쓰지 않고 있는 방패형 포켓을 릴라이언트 프로덕트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한 것도 저희에게는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백포켓 대각선 바택 디테일
아래 빈티지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저희 026 제품처럼 깔끔하게 대각선 바택을 치는 브랜드는 없었습니다.
이 부분도 역시 빈티지 데님의 가장 큰 묘미인 불규칙성인데 일반 고객 분들의 항의가 두려워 저희는 최대한 깔끔하고 더블스티치로 구성된 정사각형에 딱 맞는 길이로 설정해 바택을 쳤습니다.
더블클릭하여 내용 수정. 단락 구분(P 태그)은 Enter로,
줄 바꿈(BR 태그)은 Shift + Enter 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쿠라보 데님을 사용할 생각이었지만, 60년대 후반을 표현하기에는 인위적인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여 아카이브를 다시 모두 펼쳐놓고, 미국 도서관 자료들까지 뒤져본 결과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대부분의 미국 데님은 브랜드를 불문하고 콘밀 데님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보고자 로프염색된 콘밀 12.75온스 데님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도 너무도 복잡한 디테일들과, 그로 인해 중간 중간 바뀌는 작업지시들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콘트롤러 동화님께 사랑과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말 어렵고 어렵게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023과 같은 퀄리티에 더욱 많은 분들이 착용해 보실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 보았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